본문 바로가기
728x90

 

평소에 궁금한 점이 있었다. 보통 학교의 시스템에서는 더 높은 사람을 '-장'이라고 부르고, 그 아래를 '-감'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학교에는 교장-교감이, 유치원에는 원장-원감이 있다. 그런데 같은 교육 체제 안에 있는 교육감은 왜 가장 높은 위치가 되었을까? 현재는 교육감-교육장의 순서로 학교와는 정 반대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한자 사전을 찾아보았다.

 

교장의 '장'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長'자를 사용한다. 교감의 '감'은 '監'이라는 한자를 사용한다. 이 감(監) 자는 보고, 살피고, 경계한다는 뜻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육감-교육장의 관계는 다른 한자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것일까가 궁금해졌다. 

 

교육감의 '감'은 교감과 동일한 '監'자를 사용한다. 교육장의 '장' 또한 교장과 동일한 '長'자를 사용한다. 또다시 혼란이 시작되었다. 이 뜻대로면 교장은 학교의 가장 높은 우두머리고, 교감은 학교를 돌보고 살피는 '실무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장이 교육의 가장 우두머리고, 교육감은 교육을 살피고 돌보는 '실무자'인가?

 

내년이면 새로운 교육감 선거가 이루어진다. 누가 나와서 누가 당선이 되던, 우두머리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닌, 교육 자체를 보고 살피고, 경계하며 독찰하고 두루 비추어볼 수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우리나라가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는 우리 교육의 토대는 '진보적' 이론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교육을 살피고 비추어보는 사람에게 '진보 교육감', '보수 교육감'이라는 말을 붙이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웃긴 말이다. 그저 '정치적' 편 가르기용 구분이라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정치인이 아닌 한 발 더 나아간 교육자로, 진영 싸움이 아닌 자신 있는 정책 대결로, 그저 교육의 미래를 비교해서 투표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하루빨리 다가오길 바란다.

 

728x90
SMALL

여느날 여느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