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동화책을 읽어 본 지 꽤 오래되었던 것 같다. 그리 책을 찾아 즐겨 읽는 편도 아니었으며, 게다가 동화책을 읽을 기회는 더욱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비에서 새로 출간한 '올리브와 레앙드르'라는 그림책을 용기 내어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레앙드르'라는 이름의 곰, 붉은 털을 가진 레앙드르는 북쪽에 살았다.
'올리브'라는 이름의 문어, 올리브는 주황 목도리가 인상적이며 남쪽에 살았다.
이 동화의 주된 줄거리는 이렇다. 북쪽의 레앙드르와 남쪽의 올리브는 각기 사는 지역에서의 외로움을 느껴 먼 여행을 떠난다. 레앙드르는 남쪽으로, 올리브는 북쪽으로. 그렇게 여행을 떠나며 그 둘은 중간에 스치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이기에 그냥 지나쳐 버린다.
우연히 레앙드르는 남쪽에 사는 올리브의 집에, 올리브는 북쪽에 사는 레앙드르의 집에 도착하고, 각각 써 놓은 편지를 발견한다. 중간에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의 여정을 떠났지만 또다시 서로를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이러한 식의 여러 차례에 걸친 편지, 답글, 여정, 그리고 지나침이 이루어지다 그 둘은 드디어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책에 담겨 있는 사건들, 이후의 이야기를 모두 적어낼 수는 없지만 이런 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되어 간다. 올리브와 레앙드르가 서로를 찾아가며 몸을 맡기는 바닷속 풍경이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하게 제시되고 있다.
정어리 떼에 몸을 맡기고 남쪽을 향해 흘러가는 모습도,
다양한 바다 생물들을 마주하며 북쪽을 향해 흘러가는 모습도, 비현실적인 듯 하면서도 바다에 대한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나타나 있었다.
그림 전반적으로 색상은 '쨍한'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디지털 드로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그라데이션으로 채워져 있다. 첫눈에 보았을 때는 비주얼적으로 '혼란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였으나, 책을 쭉 읽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진 탓인지 '혼란스러움'은 '새로움'과 '매력적인 자극'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비주얼적인 호기심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다. 올리브와 레앙드르가 서로를 향해 찾아가는 과정, 수차례에 걸친 엇갈림, 그리고 마침내 이루어지는 그들의 만남,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가슴 졸이게 하는 긴장감과 그것을 조금은 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쨍한' 느낌의 일러스트가 아이들에게는 강렬한 기억으로 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어른들이 말하는 '오래 기억되는 옛 영화'처럼 말이다.
몇몇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봐야겠다. 책을 접한 아이들의 반응이 참 궁금하다.
💡 본 게시글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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