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REY [학교, 오늘] 2023. 8. 21.
ADE Institute 다녀와서 ④ | Institute Day 1-1
너무나도 푹신한 침대, 아늑한 방에서 잠을 자서 그럴까, 이른 아침부터 눈이 떠졌다. 사실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 바로 수많은 알람들이었다. ADE Institute의 첫날 일정은 8시에 시작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전까지 씻고 아침을 먹고 모든 준비를 마쳐야 했고, 수많은 알람을 맞춰두어야 했다. 여섯 시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아무리 따뜻한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겨울의 새벽은 여전히 겨울다웠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무작정 밖으로 향했다. 이제 막 건물의 벽을 따라 퍼져나가는 햇빛은 상당히 눈부셨지만, 상쾌하게 느껴졌다. 건물도 잔디도, 호수도 금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나는 호텔 주변의 잔디를 따라 나 있는 산책로를 10분 정도 걸었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잠들어서일까,..

🦊 TREY [학교, 오늘] 2023. 7. 21.
ADE Institute 다녀와서 ③ | Institute Day 0
골드코스트 공항 - 리조트 나는 내가 가진 공식일정 앞 여유 시간을 모두 시드니에 투자했다. 진심으로 투자하고자 한 곳은 캔버라였으나, 시드니에서 버스나 기차로 4시간이 걸리는 일정이었기에, 며칠 되지 않는 여유 시간을 가진 나로서는 부담스러웠다. 시드니에 도착해서 하이드 파크에 앉아 있으면서까지 나는 고민을 했었다. Institute에 등록해야 하는 일정에 딱 맞추어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골드코스트에 도착했다. 그래서 골드코스트가 어떤 동네인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른다. 공항과 리조트 정도...? 언젠가 다시 골드코스트에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나름 억울하지는 않다. Institute 기간에 맞추어 내 이름으로 리조트 객실이 예약되어 있었다. 마치 여행을 온 ..

🦊 TREY [학교, 오늘] 2023. 7. 20.
ADE Institute 다녀와서 ② | 떠나자! 주말이라 다행!
ADE 선정 결과를 듣고, 한동안은 설레다가도 어느 순간 묘한 긴장감이 차올랐다. 올해 교과전담교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담임을 맡고 있는 아이들은 없었고, 수업도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하긴 했으나, 학기 중에 떠난다는 것 때문일까? 이유를 모를 긴장감이 점점 차올랐다. 2012년, 그러니까 10년 전에 호주에 방문했던 적이 있다. 딱 한 달 정도를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에서 지냈다. 내가 다녔던 교대에서 진행했던 해외 프로그램 차 방문했던 것인데, University of Canberra에서 3주간 영어 교육과 관련된 공부를 했고(자격증을 주긴 했는데, 무엇이었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지막 한 주간 한 초등학교에 나가 교생실습을 했다. Harrison Primary School. 그래서일까..

🦊 TREY [학교, 오늘] 2023. 7. 9.
ADE Institute 다녀와서 ① | 신청과 준비
나는 언제부터 애플 제품을 사용했을까, 떠올려 보았다. 학생 때 iPod touch를 사용했었고, 비슷한 형태의 iPhone이 한국에 출시되었을 때는, 내가 사용하던 통신사에서 출시되지 않아 사용하지 못했다. iPhone을 사용할 수 없다면, iPad를 써보자는 마음에 대학교 2학년 때, 갓 나온 iPad(1세대)를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는 애플 펜슬도, 이런저런 다양한 앱들도 부족했던 터라, 정말 말 그대로 Youtube와 게임만 하던... 콘텐츠 소비용 기기였던 기억이 있다. 아, 그래도 Pages, Keynotes 등으로 과제 준비를 했던 기억은 있다. 나름 생산적인 학창 시절을 보내게 해 준 기기다. 교사가 되고, 군대를 다녀온 뒤 2016년 말, 새로 나온 iPad Pro 9.7을 구..

🦊 TREY [학교, 오늘] 2022. 7. 10.
📙 챌린지 블루 (이희영)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것을 항상 고민하며 살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특히나 진로를 한 두 번의 선택으로 결정해야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모든 부담과 짐을 10대 학생들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다. '우선 대학에 가면~', '우선 수능을 보면~', '지금까지 한 게 아깝지 않니, 그러니까~'와 같은 말들로 진로를 고민하고 바꾸고 결정하기는커녕 스스로 책임지지도 못하게 할 거면서 말이다. 주인공 '바림'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미술에 몰두했다. 그저 친구가 다니던 미술학원이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한 '미술 인생'은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둔 시점까지 이어져왔다. 미술에 대한 '바림'의 좋고 싫고 같은 판단도 하지 못할 만큼 미술은 '바림'에게 산소와 같은 것이었다. 마치 우리가 산소..

🦊 TREY [학교, 오늘] 2022. 6. 9.
무언가를 그만할 용기
2년째 교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다른 초등학교에 근무하면서는 딱히 교무실에 찾아가 볼 일도 없었는데, 어느덧 이 학교에서는 2년을 교무실에서 보내고 있다. 이런저런 일들이 발생하고 해결되고 하는 과정 속에서 살면서 참 많은 것들을 느끼고 새롭게 배우게 된 것 같다. 일의 쉽고 어려움을, 그리고 많고 적음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어느 학교나 이 정도의 일은 가지고 있을 테니.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바로 '전화'다. 굳이 분류해 보자면 '민원전화'라고 불리는 것들. 교무실에 있어보니 참 많은 '민원전화'가 걸려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출근 시간 이전부터, 밤 9시가 가까운 때까지 그 '민원전화'는 쉬지 않는다. 학부모와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학교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학교에 전화하여 궁금한 점을 묻..

🦊 TREY [학교, 오늘] 2022. 5. 7.
일등을 위한 세상에도 나머지가 더 많다
지난주,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님을 모시고 학교에서 두 차례 강연을 들었다. 솔직히 강연 직전에 검색해서 찾아볼 때까지 어떤 분인지도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 검색창에 뜬 얼굴을 처음 마주했을 때, '어 왜 이렇게 낯이 익지?' 정도의 느낌만 받았을 뿐. 낯이 익었던 이유는 검색창 이전에 TV 화면으로 한 번 마주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 자주 보는 '차이 나는 클라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강연을 해주셨던 모습을 얼핏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아무튼, 그날 이루어진 두 차례의 강연으로 아직까지도 무언가 알 수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세를 불려 나가고 있다. 매번 선거철이 다가오면 "만들겠습니다", "바로 잡겠습니다", "되찾겠습니다"하는 등의 문구로 세상이 가득 채워진다. 어찌나 잘못된 것들..

🦊 TREY [학교, 오늘] 2022. 4. 11.
📙 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창비교육)
우리 학교는 생태·환경 교육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 동아리 프로그램도, 학년마다 진행하는 교육과정 재구성 주제도, 한 학기 한 권 읽기(온작품 읽기) 책 선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이 교사, 학생들 모두에게 높은 편이다. 이번 서평단 모집 공지를 보았을 때, '이건 꼭 읽어야 해!' 하는 생각이 번득였다. '기후위기', '북극곰', '지구 온난화' 등의 키워드 때문이었을까, 막연한 기대를 하고 책을 펼쳤다. 주인공은 '에이프릴 우드'라는 열 한 살 여자 아이다. 이 책은 에이프릴이 기상학자인 아빠를 따라 북극권의 '베어 아일랜드'라는 곳에 6개월가량 머물게 되면서부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베어 아일랜드'는 실존하는 지명이다. 위 사진에서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작은 섬이 바로 이 ..

🦊 TREY [학교, 오늘] 2022. 4. 5.
[체인지메이커1] 나는 만족하고 있지 않단 말이야.
요새 들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아니 사실 한 번도 꿈틀거림이 멈추거나 어딘가로 가라앉아본 적이 없다. 말로는 '귀찮다', '아무것도 안 하고 쉬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바로 무언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 마음 말이다. 나는 무언가를 변화시켜야 만족하고 사는 스타일인가 보다. 때에 따라서는 방의 가구 배치를 뒤집어 놓아야 하며, 잘 쓰던 컴퓨터의 폴더 구조를 확 뒤집어 놓고 새로운 배치를 시도하기도 한다. 잘 쓰고 있던 캘린더, 리마인더 앱을 괜히 지우고 새로운 앱을 찾아 시도해보기도 한다. 정말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아주 자주. 그러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때문이다.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있었을 법한, 작은 불편함. 불편함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수 있는 그 느낌이 나..

🦊 TREY [학교, 오늘] 2022. 1. 8.
때로는 나도 휴일이 있었으면 해
지긋지긋했다.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이제는 좀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정말로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게 나는 방학 첫 일주일, 연가를 냈다. 교사가 방학 중에 뭘 하는지에 대해 말도 많고, 논란도 많고, 의견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런 복잡한 소리들을 다 이겨내면서 깔끔하게 간절한 휴식을 취하고, 마음껏 놀기 위한 방법이 있다. 바로 연가를 쓰는 것. 한 해에 20일가량 주어지는 권리, 그 연가 일수를 차감하여 쉬면 되는 거다. 그래서 나는 연가를 냈다. 나는 파주에 갈 계획이다. 이미 방학을 바라보며 이 짧지만 알찬 휴식을 위한 계획을 모두 짜 두었다. 아늑하게 생활할 방도 구했고, 음.. 그것 말고는 할 게 없었..

🦊 TREY [학교, 오늘] 2021. 12. 14.
게이미피케이션 수업 ② 과학수업 사례
개별화 교육의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학생들이 실제로 탐험할 수 있는 세계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었으며 학습 주제를 알고 수행하기 위하여 학생들은 주어진 세계를 열심히 탐구하며 학습 과정을 달성해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겪은 세계를 자신의 언어로 친구들과 주고받으며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하나의 낱말로 약속하기 활동에 이르게 될 수 있다. 그 여느 학자들과 연구자들이 그러하듯, 어른들이 하는 ‘실제의 방법’으로 세상을 탐구하게 되는 것이다. 1. 학습 주제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과학 2단원 ‘생물과 환경’ 단원이다. 학습의 주체인 학생과 교사가 실제로 생활하고 있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하는 단원이기에 게임화하여 구현하기 적절하다는 것과 아이들의 흥미와 학습양식에 따라 다양..

🦊 TREY [학교, 오늘] 2021. 11. 27.
게이미피케이션 수업 ① 의미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화)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게임화한다는 의미로 2004년 Nick Pelling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으며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개최한 ‘Gamification Summit & Conference’에서 공식적으로 확산한 개념이다. 게임 자체 또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여러 속성을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 적용하여 사용자의 참여를 촉진하고자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다양한 분야에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되고 있지만, 가장 활발하고 또 효과가 두드러지는 분야는 바로 교육이다. 게임을 하는 한 사람을 상상해보자.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그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화면 속 이야기가 마치 내 일인 듯 열중하게 된다. 그 과정이 흘러가는 동안 게임에 충분히 몰입하..

🦊 TREY [학교, 오늘] 2021. 11. 1.
달라질 거예요, 어린이의 노래 (어맨다 고먼)_창비
지구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갈등은 '나'와 '너'를 구분지으면서 시작된다. 나라 간의 전쟁도, 무역 분쟁도, '나'의 무리와 '너'의 무리가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그어버리면서 시작되곤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교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아이들간의 무리짓기, 장난, 학교폭력도 같은 계기로 발생하곤 한다. 나는 들을 수 있어요. 아주 크고 자신만만한 변화의 노랫소리가 들려요. 나는 변화가 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래서 변화의 노래를 따라 불러요. 주인공은 책이 시작하는 첫 장부터 변화를 이야기한다. 어디선가 흘러 들려오는 변화의 노랫소리가 두렵지 않다고, 그래서 함께 따라 부르겠다고. 변화가 당연해야 함을, 변화에 결코 저항하지 않을 것임을 자신만만하게 공언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우리는 변화에 귀..

🦊 TREY [학교, 오늘] 2021. 9. 22.
📙처음 가는 마음(이병일)_창비
'처음'은 누구에게나 두려움이 되기도, 용기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처음' 맞는 오늘은 새로움이 연속이다. 그런 처음과 처음이 모여 '아 오늘도 별 일 없이 지나갔네'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이번 주도 별일 없겠구먼' 하면서 처음 맞는 내일을 '그저 그런 하루'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어른이 되면 대부분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어른이 되기 전, 그러니까 청소년의 '처음'은 얼마나 어려웠을까. 대부분의 시간이 학교로 채워져 있을텐데, 그마저도 매년 같은 것은 거의 없다. 이제는 중학생이니까, 이제는 중3이니까, 이제는 고등학생이니까, 이제는 고3이니까. 매번 새로운 처음을 겪어내야 한다. '처음..

🦊 TREY [학교, 오늘] 2021. 9. 19.
📙숨 쉬는 소설(최진영 외 7인)_창비
창비의 테마 소설 시리즈 중 하나인 '숨 쉬는 소설'은 읽어보기 전부터 기대가 참 컸다. 이 소설 시리즈의 이전 판이었던 '기억하는 소설'에 참 많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숨 쉬는 소설'이라는 제목, 그리고 책을 받아 보았을 때의 표지에서 단번에 '이 책은 생태, 환경, 지구에 관한 이야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책을 몇 페이지 읽어본 뒤 그 생각은 완전히 뒤바꾸었다. 이 책은 사람이 살아가는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인류의 삶, 인류의 실수, 인류의 선택, 인류의 후회를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 '환경'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나도 한참을 해왔던 생각이기도 하다. 허용 기준치라는거, 정말 사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해 왔다. 기준치가 500이라면.. 49..

🦊 TREY [학교, 오늘] 2021. 9. 5.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김덕년 외 2인)_교육과실천
2년 전, 포노사피엔스라는 책을 통해 세상에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였음을 널리 알린 최재붕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던 적이 있다. 나는 그 이후 포노사피엔스라는 개념에 대해 깊게 공감하게 되었고, 주변의 여러 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바뀌게 되었다. 쉽게 말해 포노사피엔스란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를 마치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며 살아가는 인류라는 신조어다. 요즘 우리의 삶, 그리고 아이들의 삶을 바라보면 포노사피엔스가 아닌 사람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다양한 디지털 매체와 기기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우리에게 쉽게 변하지 않는 공간이 있었으니, 바로 학교다. 다른 산업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서비스를 우후죽순 내놓았던 지난 십 년간, 교육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나는 ..

🦊 TREY [학교, 오늘] 2021. 9. 5.
만남이란 어떻게 이어질 지 모르는 것
만남이란 어떻게 이어지고, 어디에서 끝나게 되는지 참 알 수 없다. 2년 전 학교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보았던 아이들은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더 이상은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그 만남이, 적어도 학교 안에서는 이번 학기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일주일에 두 시간씩 중학교 1학년 수업을 들어가게 된 것이다. 물론 모르는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 그럼에도 낯이 익은 아이들, 초등학생 때 몇 차례 대화를 해 본 아이들도 있다. 그 사이 많이 바뀌어버린 아이들, 많이 커버린 아이들. 정말 새로운 경험이다. 참 신기한 경험이다. 담임을 하다가 올려 보내곤, 다시 새로운 학교에서 전담 선생님으로 만나는 경험. 초등학교를 졸업시켜 보내곤, 다시 새로운 학교에서, 아니 중학교에서 또 다시 만나는 경험..

🦊 TREY [학교, 오늘] 2021. 9. 2.
📙올리브와 레앙드르(알렉스 쿠소)_창비
나는 사실 동화책을 읽어 본 지 꽤 오래되었던 것 같다. 그리 책을 찾아 즐겨 읽는 편도 아니었으며, 게다가 동화책을 읽을 기회는 더욱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비에서 새로 출간한 '올리브와 레앙드르'라는 그림책을 용기 내어 읽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레앙드르'라는 이름의 곰, 붉은 털을 가진 레앙드르는 북쪽에 살았다. '올리브'라는 이름의 문어, 올리브는 주황 목도리가 인상적이며 남쪽에 살았다. 이 동화의 주된 줄거리는 이렇다. 북쪽의 레앙드르와 남쪽의 올리브는 각기 사는 지역에서의 외로움을 느껴 먼 여행을 떠난다. 레앙드르는 남쪽으로, 올리브는 북쪽으로. 그렇게 여행을 떠나며 그 둘은 중간에 스치기도 하지만, 모르는 사이기에 그냥 지나쳐 버린다. 우연히 레앙드르는 남쪽에 사는 올리브..

🦊 TREY [학교, 오늘] 2021. 8. 10.
욕심이 많은 나, 바쁘다 바빠..
이번 방학의 목표는 딱 한 가지였다. 온전한 재충전! 그러나 방학의 반 이상이 흘러가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재충전을 하려고 한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하는 것이 많다. 물론 나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서 재충전을 하는 스타일은 또 아니다. 평소에는 일상에 치여 생각만 했던, 꿈틀거리고 싶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하면서 재충전을 하는 스타일이긴 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마음은 재충전을 하지만, 몸은 지쳐간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1. 대학원에 가 볼까? 나는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교대에서 진행하는 교육대학원에 재학중이다. 다행히 학기 중에 진행하는 과정을 선택해서 평소에는 매주 화, 목요일에 대학원에 가야 한다. 덕분에 방학에는 대학원 수업이나 과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

🦊 TREY [학교, 오늘] 2021. 7. 24.
교감(校監)과 교육감(敎育監)
평소에 궁금한 점이 있었다. 보통 학교의 시스템에서는 더 높은 사람을 '-장'이라고 부르고, 그 아래를 '-감'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학교에는 교장-교감이, 유치원에는 원장-원감이 있다. 그런데 같은 교육 체제 안에 있는 교육감은 왜 가장 높은 위치가 되었을까? 현재는 교육감-교육장의 순서로 학교와는 정 반대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한자 사전을 찾아보았다. 교장의 '장'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長'자를 사용한다. 교감의 '감'은 '監'이라는 한자를 사용한다. 이 감(監) 자는 보고, 살피고, 경계한다는 뜻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교육감-교육장의 관계는 다른 한자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것일까가 궁금해졌다. 교육감의 '감'은 교감과 동일한 '監'자를 사용한다. 교육장의 '장' 또한 교장과 동..

🦊 TREY [학교, 오늘] 2021. 7. 13.
📙 너와 떡볶이 (이삼남, 2021, 창비)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았다. 지난 2년 동안 사람들의 웃음이 사라졌다 다시 돌아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마스크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은 여전하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은 어쩌면 이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되어버린 듯 자연스레 살고 있다. 마스크가 답답하다며 눈치를 보며 조금씩 요령을 피우던 아이들도 이제는 더 이상 없다. 모두가 내 몸인 것처럼 마스크와 함께 하고 있다. 학교란 원래 이렇게 정적이고, 답답한 공간이라고 아이들은 배우고 있다. 이러한 답답하고 서글픈 상황 속에서 희망의 언어로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전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 그중 한 갈래로 이 시집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지은 이삼남 선생님께서는 긴 고3 담임 생활을 겪으며 입시의 답답함과 교육 현장의 텁텁함을 몸소 느끼셨다...

🦊 TREY [학교, 오늘] 2021. 7. 11.
📙 피드백, 이렇게 한다(낸시 프레이, 더글러스 피셔)_교바사
교대를 다니던 시절, '교육 평가'라는 과목을 공부하며 제대로 된 평가가 무엇인지, 어떠한 식으로 진행해야 하며, 어떤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한 학기를 할애하여 배웠던 것 같다. 정말 안타깝게도 거기까지가 끝이었다. 교사가 되고 수년간 '제대로 된 평가'에 대한 고민과 시도 없이 '무난한 평가'만을 수행하던 내가 조금씩 바뀌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은 대학원에서 마주한 한 수업 때문이었다. 대학원에서의 한 학기를 종합하여 내가 느낀 점은 '실수할 기회를 주자. 실수를 통해 바로 배울 수 있게 하자'였는데, 어떻게 시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았다.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에서 마침 '피드백, 이렇게 한다'라는 평가와 관련된 책을 빠르게 읽어볼 수 있도록 제공해주셨고, 이 책을 읽으면서 ..

🦊 TREY [학교, 오늘] 2021. 6. 17.
줌(Zoom)을 넘어선 온택트 방법, 이제는 게더타운으로 만나자!
코로나19라는 어마 무시한 이벤트가 시작된 지 벌써 일 년 하도고 반년이 더 지나가고 있다. 감히 세상이 뒤집혔다 표현해도 될 정도로 수많은 것들이 바뀌게 되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활동뿐 아니라 일반 회사에서도 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이제는 거부할 수 없는 온택트 시대다. 꼭 만나지 않아도 이어져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또 느끼고 있다. 꽤 많은 회사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진 이후에도 원격근무를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좋든 싫든 간에 새로운 사회가 나타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온라인 수업, 회의, 연수 등의 일정은 줌(Zoom)이나 구글 미트(Google Meet)를 이용하여 진행된다. 서로 네모난 칸 안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형태다. 실제로 얼굴을 맞대는..

🦊 TREY [학교, 오늘] 2021. 6. 15.
📙 기억하는 소설 (강영숙 외 7인)_창비
"망각했으므로 세월이 가도 무엇 하나 구하지 못했구나." - 기억하는 소설, '몰: mall: 沒' 중에서 우리는 정말로 수많은 사건과 사고에 휩싸여 살아간다. 그중 강렬한 일부만을 우리는 접하고, 느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마저도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잊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되는 강렬하게 마음 아픈 사건을 마주하더라도 삶의 흐름에 따라 지내다 보면, 또 나에게 크게 마음을 찌르는 연관성이 없다면 잊히기 마련이다. 아주 금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를 이런 저런 기준으로 구분하여 가르기 하는 것은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건과 사고라는 게 항상 누군가에게는 세상이 무너지는 것보다도 더 큰 슬픔과 찢어지는 고통을 동반할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아이고.. 어쩌나...

🦊 TREY [학교, 오늘] 2021. 6. 5.
학교를 나누어 가집시다.
학교라는 공간이 처음 생겨난 이래로 학교는 한 번도 주춤하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학교라는 공간과 이 곳에서 진행되는 교육 활동은 항상 당연시 여겨져 왔으며, '학교니까'라는 말로 보호받아 왔다. 그래서인지 학교라는 공간은 '적어도 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곳' 정도로 생각되는 것 같다. 해가 되지 않는 공간이기에 학교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교육 기능 이외의 다양한 일을 더 맡아야 했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며 무언가를 가르쳐 주어야 하고, 이제는 더 나아가 그저 아이들을 '가정에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될 때까지' 보살펴 주어야 한다. 때가 되면 우리 동네의 장소, 때론 멀리 벗어난 곳에 데려가 새로운 풍경과 환경을 맛볼 기회도 제공해주어야 한다. 학교에 ..

🦊 TREY [학교, 오늘] 2021. 5. 19.
선생님은 개그맨 출신이에요?
내가 교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수업'이다. 교사는 수업 과정에서 본인이 존재하는 필요성을 충분히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 잘하는 교사도 중요하고, 성격이 좋은 교사도 중요하고, 문제를 잘 내는 교사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건 학생과 만나는 '수업'에서 가치를 드러내는 교사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수업'에서도 또 한 번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재미'다. 나는 그렇다. 무엇을 배우던, 무엇을 풀던 우선은 재미가 있어야 참여하기가 좋다. 더군다나 억지로 40분 앉아 있기도 힘든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더 그렇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같은 수업이라도 되도록이면 '재미'를 욱여넣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올 해, 5학년 과학을 주로 맡고 있지만, 일주일에 ..

🦊 TREY [학교, 오늘] 2021. 4. 30.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박한 웹사이트! 1탄 [RemoveBG]
removebg (www.remove.bg/ko) 이미지에서 배경을 한방에 제거하자. 학교에서 대부분의 자료를 만들 때 이미지를 넣는 것은 필수적이다. 꼭 수업자료가 아니더라도 사진을 첨부하여 제작해야 하는 자료는 굉장히 다양하다. 그런데 필요한 이미지를 다운로드하였을 때, 하얀 배경까지는 필요 없는 경우가 종종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 물론 포토샵으로 지워버리거나, 파워포인트나 키노트에서 배경을 날려버리면 되지만 그 방법을 배워야 하고, 또 일일이 지울 부분을 선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위에 소개한 removebg 사이트에 접속하면 그저 사진을 가져다 놓으면 될 것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정말 그게 전부다. 이렇게 어두운 배경이 있는 사과 사진을 그저 끌어다 놓으면 깔끔하게 배경만 날려서 사진을 ..

🦊 TREY [학교, 오늘] 2021. 3. 26.
📙 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권미나 외 8명)_창비
나는 새로운 학교를 개교하는 일에 참여하여 여러 논의를 한 경험이 있다. 그 결과 학교는 올 3월 2일 무사히 개교를 하였고, 지금은 그곳에 근무 중이다. 학교를 세운다고 막연히 생각을 해 보자. 어떤 교육을 하고, 어떤 철학으로 아이들을 마주 할까에 대한 고민이 크겠지만,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시설이다. 학교의 구조와 틀을 갖추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들의 철학이 반영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실제로는 그 과정의 반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참 많다. 학교가 모두 지어지고 난 이후에 실제로 근무할 교사들이 발령을 받게 되고, 2~3주 정도의 짧은 기간을 거쳐 철학을 세우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 학교는 개교 전, 2년이라는 꽤 오랜 기간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다. 물론 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