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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갈등은 '나'와 '너'를 구분지으면서 시작된다. 나라 간의 전쟁도, 무역 분쟁도, '나'의 무리와 '너'의 무리가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그어버리면서 시작되곤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교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아이들간의 무리짓기, 장난, 학교폭력도 같은 계기로 발생하곤 한다. 

 

나는 들을 수 있어요. 
아주 크고 자신만만한 변화의 노랫소리가 들려요.
나는 변화가 오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그래서 변화의 노래를 따라 불러요.

 

주인공은 책이 시작하는 첫 장부터 변화를 이야기한다. 어디선가 흘러 들려오는 변화의 노랫소리가 두렵지 않다고, 그래서 함께 따라 부르겠다고. 변화가 당연해야 함을, 변화에 결코 저항하지 않을 것임을 자신만만하게 공언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우리는 변화에 귀기울일 수 있을까? 나는 지금껏 누구보다 '새로운 것', '색다른 것', '기존의 것이 아닌 것'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물건도, 문화도, 그리고 우리가 사는 사회도. 그런데도 어느새 변화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조금 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변화의 흐름과 필요성이 크게 쓸모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기 시작했다. 누구는 어른이 된 것이라며,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면서 당연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언제나처럼 고통받으며 살아갈, 어김없이 소외될 수많은 소수자와 약자들이 우리의 곁에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세상을 바꾸려고 애쓰는 사람, 진실을 꿈꾸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울부짖음이다. 바뀌어야 하는 그 이유의 무거움과,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수많은 지난 경험에서 배운 좌절감은 그들의 목소리를 울부짖음으로까지 바꾸어 놓았다. 

 

그들의 울부짖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울부짖었던 '그 사람', '그 연설', 그리고 '그 운동'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책으로 전해지거나 영상으로 전해지는 그 울부짖음을 보면서 감동하고 변화에 대해 '당연했다'면서 평가하곤 한다. 그럼에도 우리 자신에게 다가온 직면한 변화의 문제에 대해서는 '에이 뭘...'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이유는 딱 하나다. 

 

딱히 나 자신과 관련이 없으니까. 

 

 

주인공 소녀는 하나 둘 모여드는 사람들과 함께 변화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곤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더 높은 담벼락을 세우지 않아요.
그보다는 더 나은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요.

우리의 다름을 지나서 우리가 같다는 걸 보여줘요.

 

우리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다. 이 두 문장을 모든 사람들은 머리로 이해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문화의 차이가 들어오고, 돈의 많고 적음이 들어오고, 행동 습관이 들어오며 바라보는 방향이 들어온다. 그러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우리는 모두 다르다.'라는 한 문장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렇기에 너와 내가 겪는 대우의 차이는 당연한 것이 되어버린다. 

 

 

모든 사람이, 아니 나부터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싶다.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나라는 것. 나로부터 모든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 내 작은 행동이 파도가 되어 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 그 마음을 갖는 것 부터 진정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 다 같이 변화의 울림을 들어 보아요.
그리고 함께 노래하지 않을래요?

 

💡 이 도서는 창비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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