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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였다.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는 본인들이 학생으로, 학부모로 만났던 교사의 모습이다. 그 이면에 있는 학교 선생님들의 여러 모습들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교사와 관련한 첫 영상을 촬영한 직후 온라인 개학 결정이 났다. 편집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개학 준비에 들어갔다. 학교에 온라인 수업을 위한 준비는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았고 학생들이 어느정도로 준비되어있는지도 파악이 안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 학년은 e학습터를 통한 일방향 수업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e학습터는 동영상 파일 업로드에 300mb라는 용량 제한이 있었다. 요즘 통용되는 화질로 몇 분만 봐도 300mb는 훌쩍 넘게 된다. 결국 시간을 줄여서 수업을 올리거나 화질을 확 낮추어야 했다. 그래서 유튜브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교과서 pdf파일을 패드에 띄우고 패드화면을 녹화하며 수업을 하였다. 그리고 간단하게 편집을 하여 유튜브에 업로드하였다. 코로나19 상황으로 행정업무와 각종 회의가 너무 많아 퇴근 후 집에서 밤늦게까지 영상을 만들었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학급 수가 많아 선생님들과 협의 후 과목을 나누어 수업 준비를 했다. 하지만 작은 학교의 경우 한, 두명의 교사가 코로나와 관련한 모든 업무와 전과목의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 했다. 내가 만든 영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교사 커뮤니티에 자료를 공유했다. 처음에 10명, 20명 생기던 조회수는 온라인 개학이 시작하자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 달만인 5월에 겸직 요건인 구독자 1000명과 누적시청시간 4000시간을 넘겼다. 주변의 동기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연락이 오기도 했다. 신기하고 재밌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1학기 정도면 지나갈 것이라 생각하며 수업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을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확진자 수가 약간 주춤했고 우리 학교는 전면등교를 하게 되었다. 나도 수업 영상 제작을 중단하였다. 

왼쪽과 오른쪽이 각각 1학기 2학기의 썸네일이다. 급박했던 1학기와 여유있는 2학기의 퀄리티 차이가 보이는가ㅋㅋ

 여름방학이 되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생각보다 잘 유지되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2학기에도 전면등교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뉴스의 세계면을 봤을때 대유행의 순간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가 심해지면 학교의 행정업무량이 폭증하게 된다. 미리 대비를 하기 위해 방학을 하자마자 2학기 수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1학기와는 달리, 이때부턴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들어 나를 괴롭혔다. 유튜버의 마음과 교사의 마음이었다. 

 

 유튜버는 자신의 채널을 키우고 싶어한다. 구독자가 늘고, 자기 영상의 조회수가 올라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채널을 알기를 바란다. 나 역시 채널을 운영하면서 공들여 만든 영상을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딘가의  선생님, 학생들이 내 영상에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또한 조회수나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좋아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올리는 영상은 온라인 수업 영상이다. 온라인 수업 영상의 조회수가 많다는 뜻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부분등교를 하거나 학교에 확진자가 나와 등교중지가 된 학교가 많다는 뜻이다. 실제로 대유행의 시기에는 구독자와 조회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맘이 아프다. "마스크 하루종일 끼고 있어도 좋으니깐 학교와서 친구들 보고 싶어요"라고 하는 우리 반 학생들이 생각난다. 순간 조회수가 늘었다고 좋아하는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2학기 동안엔 '영상의 조회수가 0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수업영상을 만들었다. 코로나19가 진정되어 모든 학생들이 교실에서 친구들과 교사와 함께 공부하고 나도 "영상 괜히 만들었어 시간만 날리고"라고 이야기하기를 바라며 수업을 촬영했다. 그리고 어젯밤, 나는 수업 영상을 5개 올렸다. 부디 돌아오는 1학기에는 영상의 조회수가 0이길 바라며, 구독해준 학생들이 구독취소를 누르고 친구들과 나가서 놀기를 바라며 말이다.


2021. 월셔. All rights reserved

 

아니 그래서 그 유튜브 채널이 어디냐구요?ㅋㅋㅋㅋ

(아래 링크 누르면 이동합니다👇👇👇👇)

www.youtube.com/channel/UCjXnbA7Xlm-ervXZHB140Jg

 

여느날 여느교실

© 2021 Google LLC CEO: 선다 피차이 주소: 1600 Amphitheatre Parkway, Mountain View, CA 94043, USA. 전화: 080-822-1450(무료)

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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