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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호회나 모임, 회식 등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지역이나 직업 등을 자연스럽게 물어보곤 한다. 그때  교사라는 직업을 오픈하면 교사에 대해 자기 나름의 한줄평을 한다. 편하게 일하고 안정적으로 돈받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이 주 내용이다. 

 

"교사 뭐 쉽지 애들 어리고 가르치는거 다 아는 내용이잖아. 설렁설렁 가서 애들이랑 놀아주다 오면 끝이잖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학생들은 어리고 내가 아는 내용을 가르친다. 퇴근도 타 직군보다 빠르고 공무원이니 월급도 안정적으로 받는다. 하지만 편하지는 않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쉬운 내용일지 몰라도 학생들에게는 어려워서 어떤 식으로 지도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학생들마다 수준과 성향이 모두 달라 제한된 시간 속에서 모든 학생들이 배움을 충족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보통 공무원은 9시에서 6시까지 일을 한다. 교사는 점심시간이 근무시간에 포함되어있다. 점심시간엔 급식지도, 상담, 수업준비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1시간 이른 5시에 퇴근을 한다. 하지만 3시에 수업이 끝나고 행정업무나 수업준비를 하다보면 칼퇴근은 쉽지 않다. 직장을 다니는 학부모님들의 경우, 저녁 이후에 시간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퇴근을 해도 전화, 문자, 상담이 이어진다. 

 

 학생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학기중에는 연가를 거의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연가보상비가 없다. 가용연가일수의 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해가 바뀐다.  주 5일제가 시행된 후 방학은 3주 남짓이다. 수업이 없을 뿐 방학을 모두 쉬며 보내는 것은 아니다. 방학 동안에도 학교는 돌아가야 한다. 담당업무와 출장/연수, 다음 학기 수업을 준비하다보면 다음 학기가 시작된다. 교사가 학부모인 경우, 자기 아이의 입학식, 졸업식 등의 학교행사에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같은 시간 내가 지도해야 할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여러 직업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선생님들의 노력 또한 적지 않다. 주중에는 수업과 행정업무가 있기 때문에 교사 대상 연수나 워크숍은 주로 주말이나 방학에 열린다. 선생님들은 쉬는 날임에도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연수를 들으러 다닌다. 배운 내용을 적용하여 더 좋은 교실을 만들기 위함이다. 선생님들끼리 모여 이야기할때 대화내용의 대부분은 학급, 학생이다. 서로 이야기하며 정보를 나누고 방법을 찾아나간다.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을때, 선생님들은 스스로 수업을 만들고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찾아가며 수업을 했다. 같은 학년, 학교 선생님들끼리 팁을 나누며 수업을 개선해 나갔다. 주말, 밤을 가리지 않고 수업 영상을 만들었다. 교사 커뮤니티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료가 올라오고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종사하지 않은 직군에 대해 잘 모른다. 그렇기에 자신의 경험과 인식 혹은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을 가지고 판단을 한다. 교사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때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이해는 할 수 있다. 교사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이제부터다. 몇몇 사람의 경우 내가 더 힘들게 산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흡족해하는 이상한 경쟁심리가 발동된다.

    

"아무리 힘들어봐야 내가 하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냐. 나는 말야..."

 

 직업적 고충을 이야기하게 되면 바로 누가 더 힘든지 콘테스트가 열린다. 그 다음 자기 직업이 상대에 비해 얼마나 힘든지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내 직업적 힘듦을 요람 속의 푸념 정도로 치부해버린다. 남의 일은 쉽고 내 일은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몇 번 만난 후 나는 교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오래 볼 사람이 아니면 그냥 직장인이라고 이야기한다. 

 

모두가 이렇게 반응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편하게 지내고 있는 교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직업을 불문하고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종사자만이 알 수 있는 고충이 있다. 그렇기에 다른 직업을 쉽게 정의내리며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든일이 있을때 이야기를 하다보면 풀릴 때가 있다. 싸우자는 것도 아니며 내 족쇄를 자랑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 힘든 사람들끼리 다독이며 지내도 쉽지 않은 세상인데 말이다. 

 

 

 

(생각나는 글이 있어 첨부를 ㅎㅎ)

 

chamssaem.com/477

 

참쌤의 우문현답 1화

참쌤의 우문현답, 2화도 금방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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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ssaem.com/478

 

참쌤의 우문현답 2화

​ ​ ​ ​ ​ ​ ​ ​ ​ 이 열기를 이어나가... 2탄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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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출처. 참샘스쿨 블로그(chamssae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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