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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춘천 행복지구 내고장 바로알기 연구회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남기고자 글을 씁니다.

 

 첫 회의는 여름 즈음 교육청에서 이루어졌다. 초등교사, 수석교사, 교육청, 춘천 문화원 등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였다. 목표는 2021년에 춘천 소재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춘천 지역화교과서를 배부하는 것이었다. 3월 첫날 학생들의 손에 쥐어 주려면 남은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다. 바빠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그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간단한 소개를 한 뒤 큰 역할을 나눴다. 우선, 교과서 집필은 교사 및 수석교사들이 맡기로 했다. 현장의 니즈를 잘 반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교육청과 춘천 문화원은 제작총괄 및 집필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교육청에서는 학교로 출장 협조공문을 발송하는 등 행정적인 부분에서의 도움을 주었다. 코로나19 시국이라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편하게(?) 출장을 나올 수 있었다. 문화원에서는 지역화 교과서에 필요한 자료 제공 및 고증을 담당해 주기로 했다. 자료를 사용할때 저작권 문제에 걸리거나 잘못된 사실(지명의 유래나 지역의 역사 등)을 수록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이런 도움들 덕분에 바쁘지만 맘편히 집필을 할 수 있었다.

 

목차

 

 집필진 모임 초반에는 교과서의 제작 방향에 대한 회의가 이루어졌다. 다른 시·도에서 만든 지역화 교과서를 살펴본 후 회의를 하며 두 가지 컨셉을 잡았다. 첫번째는 수업 주제와 관련한 자료집이었다. 사회교과서에서 고장의 문화유산이 주제라면 지역교과서에서는 춘천의 문화유산에 대해 다루며 사진 및 영상자료를 탑재하는 형태이다. 영상자료는 교과서에 QR코드로 삽입하였고 추후 자료집 링크로 배포하기로 했다. 모든 선생님들의 바람이었던 학교 주변의 백지도 자료와 춘천시의 지도자료도 준비하기로 했다. 두번째는 학생활동이 수록된 워크북이었다. 학생들이 지역교과서의 활동을 하면서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교실에서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단원과 목차 구성은 국정 사회 교과서와 같이 하기로 했다. 주제별로 대응하는 교과서의 페이지도 표시하기로 했다.

 뒤이어 출판사와의 미팅이 이루어졌다. 교과서 분석과 필요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나눈 후 총 5개 단원으로 얼개를 짰다. 국정 사회 교과서에서 지역을 다루는 단원 4개와 교과서에는 없으나 필요에 의해 구성한 단원 1개로 구성했다. 집필진들이 각각 한 단원씩을 맡아서 초안을 짜온 후 다듬어 나가기로 했다.

이렇게 보내면

 

이렇게 나오는 출판사의 매직

 그 후로는 무수한 수정과 피드백, 조율의 시간이었다. 낮에 모여서 밖이 깜깜해질 때까지 회의가 이어지기도 했고 코로나19의 지역 대유행으로 줌으로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매일 모이기 어려워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서 집필을 이어갔는데 무수한 대화와 파일들이 쌓여갔다. 늦어도 1월에는 인쇄소에 들어가야 하는 관계로 출판사와도 계속 자료를 주고받았다. 하루에도 두, 세번의 수정본이 만들어졌고 표지, 목차, 일러스트 등등 다양한 선택이 이루어졌다. 정신없는 시간동안 교과서의 느낌이 조금씩 나게 되었고 초고가 완성되었다.

 

 가제본이 나오기 전, 책의 제목을 정하기로 했다. 학생들이 춘천에 대해 배우는 것이 처음이고 아직 잘 모르는 상태이므로 '안녕'을, 다 같이 사는 곳이므로 '우리'를 그리고 공부하는 대상인 '춘천'을 합쳐 제목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춘천에 대해 잘 모르다가 이 책을 공부하면 알게 된다는 의미로 물음표와 느낌표를 넣어 '안녕? 우리 춘천!'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가제본이 나온 후 다같이 모여서 최종검토를 한 후 인쇄소로 넘어갔고 2월 말, 새 학교의 개교 준비로 바빠 잠시 잊혀질 즈음 학교로 교과서가 배부되었다. 처음으로 책을 받았는데 고생이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이 보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수업이든, 학기든 돌이켜보면 아쉬운 것들이 있다. 책을 보다 생긴 약간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문득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고 나는 휴대전화를 들어 집필을 같이한 선생님에게 카톡을 보냈다. 올해 연구회의 시작이었다.

 

뒤이어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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