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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코스트 공항 - 리조트

나는 내가 가진 공식일정 앞 여유 시간을 모두 시드니에 투자했다. 진심으로 투자하고자 한 곳은 캔버라였으나, 시드니에서 버스나 기차로 4시간이 걸리는 일정이었기에, 며칠 되지 않는 여유 시간을 가진 나로서는 부담스러웠다. 시드니에 도착해서 하이드 파크에 앉아 있으면서까지 나는 고민을 했었다. Institute에 등록해야 하는 일정에 딱 맞추어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골드코스트에 도착했다. 그래서 골드코스트가 어떤 동네인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른다. 공항과 리조트 정도...? 언젠가 다시 골드코스트에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나름 억울하지는 않다. 

 

Institute 기간에 맞추어 내 이름으로 리조트 객실이 예약되어 있었다. 마치 여행을 온 것처럼 개별적으로 리조트 체크인을 진행하였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12층, 리조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넓은 들판과 골프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방이었다.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ADE Institute 등록을 하기 위한 장소로 갔다. 리조트의 여러 홀과 세미나실 등을 활용하여 Institute가 진행되는 형태였다. Apple Education 사이트에 접속하여 프로필을 수정하고, 정보를 입력하였다. 새로운 ADE가 된 것을 축하하는 초록색 티셔츠와 이번 Institute에 참가한 것을 기념하는 텀블러를 받았다. 

 

ADE Intitute 기간 중에는 항상 이름과 간단한 소속, 국적이 쓰여있는 이러한 목걸이를 매고 다녀야 했다. 목걸이를 매야 다른 일반 투숙객들과 구분이 가능하고, 식당, 워크숍 등에 참석할 자격이 주어졌다. 새로 ADE가 된 나는 초록색 목걸이를 받았고, 기존 ADE들은 검은색 목걸이를 착용했다. Apple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빨간색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다. 

 

드디어 내게 배정된 객실에 들어간 순간 여기에 도착하기까지 있었던 긴 비행과, 수많은 일정들이 모두 잊혀졌다.

방이 아주 넓고 쾌적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가족 단위로 놀러 올만한 휴양지와 같은 동네에, 커다란 리조트였기 때문일까, 가족 투숙객을 위한 규모와 시설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러한 곳에 출장과 비스무리한 일정으로 방문하다니, 아쉬울 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방은 항상 깔끔했고, 모든 시설은 완벽했다. 창 밖에는 해가 뜨는 순간부터, 하루 동안, 그리고 해가 진 그 직후까지 다양한 풍경이 내내 펼쳐졌다. Institute의 일정이 빼곡해서 방에서 창밖을 더 바라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긴 했던 것 같다.

이날은 Day 0다. 말 그대로 첫날이 아닌, 그 전날. 전 세계 각지에서 도착하는 ADE들이 각기 다른 시간의 비행을 하고, 각기 다른 공항으로부터 무사히 모일 수 있도록 하는 날. 이 날의 공식 일정은 '등록'과 '환영 만찬'뿐이었다. 등록을 마친 나는 방에 들어와 파란 하늘이 점차 붉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느라 다른 어떤 것도 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만, 날씨는 따뜻할지라도 계절 자체가 겨울인 터라 해가 상당히 이르게 진다는 것이 아쉬웠다. 

 

6시부터 공식 일정인 '환영 만찬'이 시작되었다. 리조트 야외 수영장 옆에서 굉장히 큰 규모로 식사가 진행되었다. 뷔페 형식으로 원하는 음식과 음료를 마음대로 가지고 와 먹을 수 있었다. 첫날이라 대부분의 ADE들은 각자의 국가 ADE들과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지는 시간으로 보내는 것 같았다. 나 또한 한국에서 함께 참여한 ADE 선생님들과 이야기하며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다.

 

늦지 않은 시간에 행사는 마무리되었고, 모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Day 1, 그러니까 이제 곧 본격적인 공식 일정과 다양한 워크숍들이 진행되는 첫 날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8시부터! 쾌적한 침대에서 정말 푹 잠을 잤다. 그리고, 나의 첫 ADE Institute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기대와 긴장이 섞인 마음으로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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